이의신청으로 유럽상표 거절 위기, '마드리드 사후지정'으로 대응하기

마드리드 국제상표에서 지정국으로 EU를 선택하면, 하나의 지정으로 EU 27개국 전체를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EU 지정은 본질적으로 EUTM과 동일한 단일권리 구조로 심사되기 때문에, 이의신청이 인용되면 EU 지정 전체가 거절될 수 있습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전략이 바로 마드리드 국제상표의 사후지정(Subsequent Designation)입니다. EU 지정이 무너졌더라도, EU 개별 체약국을 다시 지정해 핵심 국가만 우선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즉, EU 전체를 한 번에 가져가려던 전략이 흔들렸을 때, 국가 단위로 재구성하는 ‘플랜 B’입니다.
이의신청으로 유럽상표 거절 위기, '마드리드 사후지정'으로 대응하기

유럽공동체(EU) 상표는 전체가 등록되거나 거절된다.

마드리드 국제상표의 지정국으로 유럽공동체(EU)를 지정하면, 이는 유럽공동체 지식재산권청(EUIPO)에서 유럽상표(EUTM)와 동일한 방식으로 심사됩니다. 핵심은 단일성(Unitary Character) 원칙입니다.

EU 지정은 27개국에 동일하게 효력이 미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국가에만 존재하는 선행상표에 의한 이의신청이라 하더라도, 그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EU 지정 전체가 거절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독일 1개국의 선행상표 때문에 EU 지정 전체(27개국)가 거절되는 상황

EU 지정 내부에서는 “문제 국가만 빼고 나머지만 등록”하는 방식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일부 상품·서비스를 감축하는 방식의 대응은 가능하지만, 지리적 분리는 불가능합니다.


전략 수정이 필요한 순간

EU를 지정국으로 지정하는 경우, 특히나 이의신청이 빈번한 편입니다. 이의신청이 제기되면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정면 대응: 답변서를 제출해 끝까지 다툰다
2️⃣ 협상: 공존 합의, 양도, 라이선스 등으로 해결한다
3️⃣ 구조 전환: EU 전체 확보 전략을 접고, 필요한 국가만 다시 확보한다

이 글은 세 번째 전략, 즉 EU 지정이 무너질 가능성을 전제로 일부 체약국을 다시 살리는 방식에 초점을 둡니다.


핵심 전략: EU 개별 체약국을 사후지정으로 재구성

마드리드 국제상표는 국제등록이 유지되고 있는 한, 이후에 원하는 국가를 추가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사후지정이라고 합니다.

중요한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EU 지정이 거절되더라도 국제등록 자체는 유지되고 있으니,

  • EU 개별 회원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다시 사후지정할 수 있습니다

즉, 처음에는 “EU 전체”로 묶여 심사받다가 거절되었더라도, 이후에는 “국가 단위”로 분리하여 다시 진입하는 구조입니다.


[실무 가이드] 사후지정 실행 4단계

1) 이의신청의 ‘지리적 범위’ 분석

첫 번째 질문은 이것입니다.

“선행권리가 EU 전역에 영향을 미치는가, 아니면 특정 국가에만 존재하는가?”

예를 들어 독일에만 선행상표가 존재한다면,
→ 독일은 제외
→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사후지정 대상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등록국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의신청인의 실제 영업 영역까지 조사하여 충돌 가능성이 낮은 국가를 선별하는 것입니다.


2) 사후지정 대상국은 ‘사업 영향도’ 기준으로 결정

목표는 “유럽 전체 회복”이 아니라, 사업 연속성 확보입니다.

우선순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순위: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판매국 (온라인 판매 포함)
2순위: 물류·리테일 거점국
3순위: OEM 생산, 통관 표기 등 제조 관련국
4순위: 2~3년 내 진출 확정 국가

모든 EU 국가를 다시 지정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이 낮을 수 있습니다.


3) 마드리드 ‘기초권리’ 상태 점검

국제등록은 등록일로부터 5년간 기초권리에 종속됩니다(집중공격, Central Attack).

따라서 다음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기초가 출원 상태라면: 거절 가능성, 지정상품 과다 여부

  • 기초가 등록 상태라면: 불사용 취소 위험, 무효 가능성

EU 지정이 무너진 뒤 개별국을 사후지정했는데,
기초권리가 나중에 취소되면 전체 구조가 다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4) 타이밍 전략

실무적으로는 다음 템포를 권장합니다.

  • 이의 제기 직후: 플랜 B 대상국 리스트업

  • 냉각 기간(Cooling-off): 협상과 병행해 사후지정 준비 완료

  • 합의 결렬 가능성 감지 시: 즉시 사후지정 실행

“결과를 보고 결정”이 아니라,
“리스크가 현실화되기 전에 분리 확보”가 핵심입니다.


사후지정 시 반드시 고려할 3가지

1) 관리 포인트 증가

EU 지정은 단일 관리가 가능하지만,
개별국 지정은 국가별 심사·갱신을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다만, EU 지정 전체가 소멸하는 리스크와 비교하면 관리 부담 증가는 감수할 만합니다.


2) 제외 국가에 대한 별도 전략 필요

사후지정에서 제외된 국가(예: 독일)에서는 기존 브랜드 사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능한 대응:

  • 해당 국가만 브랜드 변경

  • 지정상품 축소 후 재출원

  • 선행권리자와 별도 합의

사후지정은 문제를 제거하는 마법이 아니라,
사업을 멈추지 않게 하는 안전장치입니다.


3) 개별국도 다시 심사받는다

사후지정은 절차는 간단하지만,
각 지정국 특허청에서 실체 심사를 다시 진행합니다.

따라서 무조건 다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충돌 가능성과 사업 필요성을 기준으로 선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결론: EU 지정은 공격 전략, 사후지정은 복구 전략

마드리드 국제상표에서 유럽공동체(EU)를 지정국으로 지정하는 것은 여전히 매우 효율적인 유럽 진출 전략입니다.
하지만 단일성 구조로 인해 특정 국가 리스크가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 EU 지정: 넓은 커버리지를 위한 1차 전략

  • 개별국 사후지정: EU 지정이 흔들릴 때 국가 단위로 재구성하는 복구 전략

참고로, EU 지정이 거절된 경우 개별국 출원으로 전환하는 ‘Conversion’ 제도도 있습니다. 다만 절차와 비용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국제등록이 유지되고 있다면, 사후지정을 통한 재구성이 더 기민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박정규 변리사
박정규 변리사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 해외특허 20년 경력
국제특허 동천 대표변리사 · 아이피파트너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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