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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시대 블로킹 특허의 진짜 설계 기준은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다

    인공지능 시대에 가치 있는 특허를 가르는 기준은 단 하나, 그 특허가 시장지배력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다. AGI 이후 기술이 기술을 가속시키면 기술 흐름이 순식간에 바뀌어 웬만한 특허는 금세 무력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리 법칙이나 규제처럼 잘 바뀌지 않는 것에 묶인 특허라야 오래간다. 오래 버티는 특허의 조건을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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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특허 동천
    Aug 26, 2026
    인공지능 시대 블로킹 특허의 진짜 설계 기준은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다
    Contents
    정션에 돌을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AGI 이후엔 기술이 기술을 가속시킨다그래서 설계 기준은 '오래 버티느냐' 하나로 모인다오래 버티는 길목은 쉽게 안 바뀌는 것에 묶여 있다같은 말을 뒤집으면 — 순서를 외우는 게 아니다솔직하게 빼둘 한 가지정리하면

    지난 편들에서 블로킹 특허를 어떻게 알아보고 만드는지, 정션(길목)을 찾아 거기에 돌을 놓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정션에 돌을 놓는 것만으로는 사실 절반밖에 안 됐습니다. 오늘은 나머지 절반, 그 돌이 얼마나 오래 살아 있느냐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늘 그래왔듯 한 번 짚고 가죠. 이 이야기는 인공지능으로 기술 발전에 가속이 붙는 세상을 전제로 한 추론이지 단정이 아닙니다.

    정션에 돌을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에서 좋은 길목을 찾아 거기에 미리 권리를 깔아두는 이야기를 길게 했습니다. 맞는 이야기인데, 거기엔 숨은 가정이 하나 있었어요. 그 길목이 한동안 그대로 있어 준다는 가정입니다.

    그런데 이 가정이 흔들리는 순간이 옵니다. 바로 기술 발전에 본격적으로 가속이 붙을 때예요. 길목이라는 게 결국 기술 흐름이 만나는 자리인데, 기술이 너무 빨리 바뀌면 그 자리 자체가 순식간에 옮겨가 버립니다. 어렵게 길목을 잡아 돌을 놓았는데, 정작 사람들이 다른 길로 다 빠져나가 버리는 거죠. 돌은 그대로인데 그 위를 지나는 사람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인공지능 시대의 블로킹 특허에는 정션을 잡는 것 말고 조건이 하나 더 붙어야 합니다.

    AI 가속에서 정션이 이동하고, 물리·제도·하드웨어에 묶인 특허가 오래 버틴다는 인포그래픽

    AGI 이후엔 기술이 기술을 가속시킨다

    왜 이게 중요한지 보려면, 앞으로 올 세상의 속도를 한번 짚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기술은 사람이 발전시켰습니다. 사람이 연구하고, 사람이 개발하니 속도에 한계가 있었죠. 그런데 사람 수준의 인공지능, 흔히 말하는 AGI가 등장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인공지능이 더 나은 인공지능을 만들고, 그 인공지능이 또 더 나은 걸 만들고. 기술이 기술을 밀어 올리기 시작합니다. 이걸 재귀적 발전이라고 부르는데, 코딩하는 분이라면 자기 자신을 호출하면서 점점 깊이 들어가는 재귀 함수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한 번 돌 때마다 다음이 더 빨라지는 구조죠.

    이런 세상에서는 기술 좌표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속도로 이동합니다. 오늘의 최첨단이 몇 달 만에 옛날 것이 되는 식으로요. 그러면 어렵게 잡아둔 길목도 그 속도에 휩쓸려 금세 빈 땅이 될 위험이 커집니다. 가속이 붙을수록, 그냥 잘 고른 길목만으로는 부족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설계 기준은 '오래 버티느냐' 하나로 모인다

    여기서 인공지능 시대 블로킹 특허의 진짜 설계 기준이 나옵니다. 길목을 잘 골랐느냐를 넘어서, 그 길목이 얼마나 오래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느냐입니다. 이거 하나로 모든 게 모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기술이 재귀적으로 가속하는 세상에서, 3년 뒤면 사람들이 다 떠나버릴 길목과, 10년 20년이 지나도 누구든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목. 이 둘은 같은 '블로킹 특허'라도 값이 자릿수가 다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일수록 오래 버티는 자리가 희소해지고, 희소한 만큼 값이 치솟거든요. 그러니 인공지능 시대에는 "이 길목이 좋은 자리냐"보다 "이 길목이 오래갈 자리냐"가 훨씬 중요한 질문이 됩니다.

    그럼 어떤 길목이 오래 버틸까요. 답은 그 길목이 무엇에 연동돼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래 버티는 길목은 쉽게 안 바뀌는 것에 묶여 있다

    핵심은 이겁니다. 빨리 바뀌는 것에 묶인 길목은 빨리 낡고, 천천히 바뀌는 것에 묶인 길목은 오래 갑니다. 그러니 세상에서 가장 천천히 바뀌는 것에 길목을 묶어둘수록 특허가 오래 버팁니다. 그런 닻이 될 만한 것이 크게 몇 가지 있습니다.

    물리 법칙에 연동된 길목. 힘이나 열, 마찰 같은 물리적 제약은 기술이 발전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만들든 결국 그 물리적 조건을 채워야 한다면, 기술이 어디로 가든 그 자리를 밟고 지나갑니다. (특허라는 게 원래 자연의 이치를 이용한 기술을 보호하는 거지만, 여기서 말하는 건 그보다 좁습니다. 우회하려는 순간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지는, 그런 단단한 병목에 권리를 거는 거예요.)

    제도에 연동된 길목. 규제나 인증 같은 제도는 기술과 다른 시간축에서 움직입니다. 기술은 저만치 앞서 달려가도, 법으로 정해진 의무는 제자리에 그대로 있거든요. 어떤 안전 기준이 법으로 의무화되면, 아무리 앞서간 기술도 그 의무를 채우러 되돌아와서 그 자리를 통과해야 합니다. 기술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만큼 길목이 오래 살아남죠.

    하드웨어에 연동된 길목. 소프트웨어는 코드만 다시 짜면 우회가 끝나지만, 하드웨어를 우회하려면 실제로 다른 물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설계하고, 만들고, 시험하고. 하룻밤에 안 되니 그만큼 길목이 천천히 닳습니다.

    반대로 알고리즘 그 자체에만 걸린 길목은 가장 빨리 낡습니다. 더 나은 알고리즘은 재귀적 가속의 세상에서 거의 즉시 만들어지니까요. 오늘 잡은 길목이 내일이면 옆길에 밀려납니다.

    알고리즘을 물리·제도·하드웨어 닻에 결박해 오래 버티게 만드는 블루프린트 도식

    같은 말을 뒤집으면 — 순서를 외우는 게 아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물리, 제도, 하드웨어, 알고리즘… 이 순서를 외우면 되겠네"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핵심이 아닙니다. 순서는 거들 뿐이에요.

    진짜 핵심은, 길목을 무언가 쉽게 안 바뀌는 것에 묶어두라는 한 가지입니다. 그게 물리든 제도든 하드웨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길목이 재귀적으로 가속하는 세상에서도 제자리에 버텨주느냐거든요. 그래서 가장 좋은 설계는 알고리즘의 핵심 아이디어를 물리나 제도 같은 단단한 닻에 결박해서 표현하는 겁니다. 알고리즘만 청구하면 금방 낡지만, 그 알고리즘이 반드시 어떤 물리적 결과나 법으로 정해진 조건과 맞물리게 써두면, 빨리 낡던 권리가 오래 버티는 권리로 바뀝니다.

    코딩하는 분이라면 이런 비유가 와닿을지 모르겠습니다. 똑같은 로직이라도 잠깐 떴다 사라지는 임시 변수에 담아두느냐, 단단히 기록해 두느냐는 전혀 다르잖아요. 임시로 두면 껐다 켜는 순간 날아가지만, 단단히 묶어두면 남습니다. 특허도 길목을 휘발성으로 두지 말고, 잘 안 바뀌는 것에 결박해 영구적으로 만드는 거예요. 외울 건 네 칸의 순서가 아니라, 오래 버티게 묶어라라는 이 한 줄입니다.

    솔직하게 빼둘 한 가지

    다만 정직하게 하나 빼두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는 전부 "가속이 매끄럽게,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는 꽤 강한 전제 위에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제학자는 현실이 그렇게 매끈하진 않다고 봅니다. 새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마찰이 있고, 물리적 병목도 있고, 규제도 시간이 걸리니까요. 만약 가속이 자꾸 끊기고 기술이 한자리에 오래 머문다면, 옛날 방식, 그러니까 넓고 두루뭉술하게 권리를 깔아두는 전략이 오히려 잘 먹히는 평범한 세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현명한 대응은 둘로 나눠 거는 겁니다. 일부는 넓은 권리를 깔아두는 전통적 방식으로, 일부는 오래 버티는 길목을 잡는 방식으로요. 어느 시나리오가 와도 한쪽은 살아남게 양다리를 걸어두는 거죠.

    정리하면

    정션에 돌을 놓는 것만으로는 절반입니다. 인공지능 시대 블로킹 특허의 진짜 설계 기준은, 그 길목이 얼마나 오래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느냐입니다. AGI 이후 기술이 기술을 가속시키는 재귀적 발전의 시대가 오면 길목이 순식간에 낡기 때문에, 오래 버티는 자리일수록 값이 자릿수가 달라지거든요. 오래 버티는 길목은 물리 법칙이나 제도, 하드웨어처럼 쉽게 안 바뀌는 것에 연동돼 있습니다. 외울 건 그 순서가 아니라, 길목을 잘 안 바뀌는 것에 결박하라는 한 줄입니다. 단, 가속이 느린 시나리오까지 대비해 양다리를 걸어두는 게 현명하고요.

    자, 이제 만드는 법도, 오래 버티는 조건도 다 봤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 남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우리 기업은 어떻게 써먹어야 하느냐는 겁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줄곧 "특허로 돈 버는" 관점이었는데, 보통 기업한테는 특허가 그것과는 좀 다른 쓸모를 갖거든요.

    다음 편에서는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게 특허의 진짜 쓸모는 창이 아니라 방패라는 이야기 말입니다.

    박정규 변리사
    박정규 변리사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 해외특허 20년 경력
    국제특허 동천 대표변리사 · 아이피파트너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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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션에 돌을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AGI 이후엔 기술이 기술을 가속시킨다그래서 설계 기준은 '오래 버티느냐' 하나로 모인다오래 버티는 길목은 쉽게 안 바뀌는 것에 묶여 있다같은 말을 뒤집으면 — 순서를 외우는 게 아니다솔직하게 빼둘 한 가지정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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