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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 대부분의 가치는 곧 0원이 된다 — 극소수만 천문학적으로 치솟는 이유

    특허 가치는 상위 몇 퍼센트에 극단적으로 쏠리고, 나머지 대부분은 0원에 가까워진다. 이 양극화는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이미 벌어진 현실이고, AI 시대에는 그 폭이 더 벌어진다. 그래서 특허에 어떻게 베팅해야 하는지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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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특허 동천
    Aug 21, 2026
    특허 대부분의 가치는 곧 0원이 된다 — 극소수만 천문학적으로 치솟는 이유
    Contents
    특허 대부분은 이미 버려지고 있다AI가 바꾸는 건 모양이 아니라 '폭'이다왼쪽 끝 — 살아 있는데 죽은 특허가 더 빨리 생긴다오른쪽 끝 — 살아남은 건 더 높이 치솟는다같은 말을 뒤집으면 — 그래서 한 방에 걸면 안 된다정리하면

    지난 편에서 살아남은 특허의 값이 왜 천문학적으로 부풀어 오르는지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한쪽 끝이 그렇게 치솟는다면 반대편은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그 이야기, 특허 가치의 양극화입니다.

    미리 한 가지 짚고 가죠. 늘 그래왔듯, 이 이야기는 인공지능으로 기술 발전에 가속이 붙고 경제가 팽창하는 세상을 전제로 한 추론이지 단정이 아닙니다. 다만 오늘 이야기의 절반은 추론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현실이라는 게 좀 다릅니다.

    특허 대부분은 이미 버려지고 있다

    먼저 좀 서늘한 사실 하나를 깔고 가겠습니다. 등록된 특허의 압도적 다수는 끝까지 살아남지도 못합니다.

    특허는 등록만 하면 끝이 아니라, 권리를 유지하려면 해마다 갱신료를 냅니다. 시간이 갈수록 금액도 올라가고요. 그런데 등록 특허의 상당수가 이 갱신료조차 아까워서 중간에 권리를 포기합니다. 들고 있어 봐야 그 푼돈 낼 값어치도 안 나오니까요. 그러니까 그 특허들은 갱신료만큼의 값어치도 못 한다는 게 주인 손으로 증명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특허 가치는 골고루 퍼져 있지 않습니다. 가치의 거의 전부가 상위 몇 퍼센트에 쏠려 있어요. 나머지 수많은 특허는 사실상 0에 가깝습니다. 이런 식으로 소수에 값이 극단적으로 몰리는 분포를 멱법칙(power-law)이라고 부르는데, 특허 세계는 이미 이 멱법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대부분 무가치, 극소수만 값"은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이라는 거죠.

    특허 가치가 멱법칙으로 분포하고 AI 시대에 폭이 더 벌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AI가 바꾸는 건 모양이 아니라 '폭'이다

    그럼 AI 시대가 이 그림을 어떻게 바꿀까요. 흔히 "AI가 판을 뒤집는다"고 하니까 분포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모양은 그대로예요. 여전히 멱법칙입니다. 바뀌는 건 그 폭입니다. 양쪽 끝이 더 멀리, 더 길게 늘어납니다.

    같은 말을 그림으로 그리면 이렇습니다. 왼쪽에 무가치한 특허들이 잔뜩 쌓여 있고 오른쪽 끝에 극소수의 대박 특허가 솟아 있는 언덕이 있다고 합시다. AI 시대에는 이 언덕의 좌우가 양쪽으로 쭉 더 벌어집니다. 왼쪽은 더 빨리 0으로 떨어지고, 오른쪽은 더 높이 치솟는 거죠.

    왼쪽 끝 — 살아 있는데 죽은 특허가 더 빨리 생긴다

    왼쪽부터 보겠습니다. 기술이 빨라질수록 특허가 낡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묘한 일이 벌어져요. 특허의 권리는 20년 가까이 살아 있는데, 정작 그 특허가 막고 있던 길은 진작에 폐기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어떤 소프트웨어 방식에 특허를 받아 20년 독점을 얻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기술이 워낙 빨라서 3년 만에 시장이 그 방식을 졸업해버립니다. 다들 더 나은 방식으로 갈아탔어요. 그러면 남은 17년 동안 그 특허는 권리는 멀쩡한데 아무도 안 밟는 빈 땅이 됩니다. 청구항은 유효합니다. 그런데 그 위에 사는 사람이 없어요. 살아 있는데 죽은 특허인 거죠.

    기술이 빠른 분야일수록 이 일이 더 자주, 더 빨리 일어납니다. 소프트웨어처럼 빠른 동네는 특허가 살아서 무가치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확 짧아지고, 기초 소재나 단순한 기계처럼 느린 동네는 그래도 오래 버팁니다. 이 차이는 추측이 아니라 실제로 확인되는 비대칭이에요. AI 시대에는 빠른 동네가 더 빨라지니, 왼쪽 끝이 그만큼 더 길어집니다.

    권리는 남았지만 시장이 떠난 ‘빈 땅 특허’와 분산 베팅 전략을 나타낸 미니멀 벡터 이미지

    오른쪽 끝 — 살아남은 건 더 높이 치솟는다

    오른쪽은 지난 편에서 본 그대로입니다. 돈이 불어나서 명목 가격이 오르고, 시장 파이가 커져서 통행료가 비선형으로 뛰고. 누구든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목을 막은 극소수 특허는 이 두 배수를 곱으로 받아 천문학적인 값으로 솟아오릅니다.

    그러니 양쪽이 동시에 벌어집니다. 왼쪽의 무가치 더미는 더 두껍고 더 빨리 0으로 떨어지고, 오른쪽 끝의 대박은 더 높이 치솟고. 가운데 어중간한 자리는 점점 설 곳이 없어집니다. 특허는 대박 아니면 휴지, 이 양극단으로 쏠려갑니다.

    같은 말을 뒤집으면 — 그래서 한 방에 걸면 안 된다

    이 양극화가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무슨 뜻일까요. 여기서 답이 뒤집혀 나옵니다.

    값이 이렇게 극소수에 쏠리는 세계에서는, 전체 성과가 몇 안 되는 초대형 대박에 거의 다 좌우됩니다. 평범한 다수를 아무리 그러모아도 대박 하나를 못 따라가요. 그러면 합리적인 전략은 딱 하나로 좁혀집니다. 서로 상관없는 여러 길목에 나눠서 베팅하기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헷갈리기 쉬운 대목을 짚고 가야겠습니다. "나눠서 베팅하라"는 게 특허 하나를 여러 나라에, 여러 갈래로 쪼개서 출원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건 어차피 같은 자리에 같은 베팅을 여러 장 까는 것뿐이라, 그 자리가 빈 땅이면 다 같이 0입니다. 그게 아니라 서로 다른, 연관 없는 여러 길목에 각각 베팅을 깔아야 한다는 겁니다. 한 자리가 빗나가도 다른 자리가 살아 있도록요.

    코딩하는 분이라면 이런 비유가 와닿을 겁니다. 잘 안 터지는 버그를 잡으려고 같은 함수만 백 번 돌리는 것과, 서로 다른 입력 조건을 폭넓게 던져보는 것은 전혀 다르잖아요. 어디서 터질지 모를 때는 같은 자리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다른 자리들을 두루 건드려봐야 하나라도 걸립니다. 멱법칙 세계의 특허 베팅도 똑같습니다. 한 우물을 깊게 파는 게 아니라, 연관 없는 여러 우물을 동시에 파는 거예요.

    정리하면

    특허 대부분이 갱신료조차 못 건지고 버려지는 양극화는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이미 벌어진 현실입니다. AI 시대가 바꾸는 건 이 분포의 모양이 아니라 폭이고요. 왼쪽 끝에서는 권리는 살아 있는데 아무도 안 밟는 빈 땅 특허가 더 빨리 생기고, 오른쪽 끝에서는 길목을 막은 극소수가 더 높이 치솟습니다. 그래서 한 자리에 몰아 거는 대신, 서로 상관없는 여러 길목에 나눠 베팅하는 것이 거의 유일하게 합리적인 전략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좀 불편한 질문이 따라옵니다. 그렇게 오른쪽 끝에 천문학적인 값이 붙은 특허를 누군가 정말로 손에 쥐었다고 칩시다. 그 값을 온전히 혼자 다 가질 수 있을까요? 보통 너무 큰 돈에는 임자가 따로 생기잖아요.

    다음 편에서는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천문학적인 값이 붙은 특허는 왜 국가가 가만두지 않는지, 로봇세라는 낯선 단어까지 끌어와서 말입니다.

    박정규 변리사
    박정규 변리사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 해외특허 20년 경력
    국제특허 동천 대표변리사 · 아이피파트너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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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 대부분은 이미 버려지고 있다AI가 바꾸는 건 모양이 아니라 '폭'이다왼쪽 끝 — 살아 있는데 죽은 특허가 더 빨리 생긴다오른쪽 끝 — 살아남은 건 더 높이 치솟는다같은 말을 뒤집으면 — 그래서 한 방에 걸면 안 된다정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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