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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의 미래

    로봇 특허의 길목을 찾아보자, 두뇌 흐름과 몸 흐름이 만나는 자리

    로봇 분야에서 블로킹 특허의 길목을 실제로 어떻게 찾아가는지, 가정 하나를 세워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 봅니다. 통합형 AI 모델과 "왜 멈췄는지 검증 가능해야 한다"는 가상의 안전 규제가 만나는 자리에서 마찰을 찾고, 플러스알파 후보를 뽑고, 인접 산업까지 점검하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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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규 변리사
    Aug 07, 2026
    로봇 특허의 길목을 찾아보자, 두뇌 흐름과 몸 흐름이 만나는 자리
    Contents
    두뇌 흐름과 몸 흐름을 나눠서 봅니다가정 하나, "로봇이 멈출 때 왜 멈췄는지 검증 가능해야 한다"마찰을 표로 훑어봅니다플러스알파 후보 세 개, 밖에서 어떻게 보이나무거운 제약을 걸고, 인접 산업에 물어봅니다솔직한 판정, 그리고 풍부함이 곧 함정

    로봇 분야가 왜 블로킹 특허를 심기 좋은 땅인지는 ‘왜 챗봇보다 로봇에서 강한 특허가 나오는가’에서, 길목과 마찰이 무엇인지는 ‘길목은 위치, 발명은 마찰에서 나온다’에서 설명했는데요. 개념이 낯설다면 두 글을 먼저 읽고 오시면 이해가 훨씬 쉬울 것입니다. 사실, 예전에 이 주제로 글을 쓰다가 실제 예시로 끝까지 풀어보려다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엔 작정하고 끝까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다만 아래 예시는 설명을 위해 세운 가정이고, 실제로 어떤 회사가 이걸 하고 있다거나 이런 규제가 이미 생겼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은 미리 말씀드립니다.

    두뇌 흐름과 몸 흐름을 나눠서 봅니다

    로봇 기술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면 어디가 길목인지 안 보입니다. 그래서 흐름을 나눕니다. 대충 두 갈래로 나눠보면, 하나는 로봇이 어떻게 판단하고 움직일지를 정하는 두뇌 쪽 흐름입니다. 보고, 말귀를 알아듣고, 알아서 움직이는 기능이죠. 요즘 이쪽에서 가장 뜨거운 건 보는 것·이해하는 것·움직이는 것을 따로 만들어 이어 붙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통째로 하나의 거대한 AI 모델로 합치려는 시도입니다. 업계에서는 비전-언어-행동 모델(VLA)이라고 부르는데요, 사람으로 치면 눈, 귀, 손발을 뇌 하나로 한 번에 굴리려는 시도입니다.

    다른 하나는 몸 쪽 흐름입니다. 로봇 피부 전체로 접촉을 느끼는 촉각 기술, 사람과 부딪혔을 때 딱딱하게 버티지 않고 부드럽게 힘을 빼는 기술, 그리고 안전하게 멈추는 기술처럼 물리 법칙과 안전 규칙에 묶인 쪽이죠. 두뇌 쪽은 몇 달 단위로 판이 바뀌는데, 몸 쪽은 훨씬 느리고 오래 갑니다. 이 두 흐름은 커뮤니티도 다르고, 학회도 다르고, 성능을 재는 지표도 다릅니다. 서로 떨어져서 각자 발전하니까, 둘이 만나는 지점은 비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길목은 이렇게 두뇌 쪽에서 하나, 몸 쪽에서 하나를 꺼내 엇갈려 묶을 때 보입니다.


    가정 하나, "로봇이 멈출 때 왜 멈췄는지 검증 가능해야 한다"

    통합형 AI 모델에는 묘한 약점이 있습니다. 한 덩어리로 알아서 굴러가다 보니,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 왜 멈췄는지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속이 깜깜한 상자 같은 거죠. 여기에 이런 안전 규제가 생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사람 곁에서 움직이는 로봇은, 멈출 때 왜 멈췄는지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 곁에서 일하는 로봇이 늘어나면 충분히 나올 법한 요구입니다.

    그런데, 두 기술이 한 제품 안에 들어간다고 다 길목은 아닙니다. 그 만남을 기술 바깥의 힘이 강제해야 합니다. 그래서 먼저 강제력부터 점검하는데요. 이 예시에서 강제력은 규제입니다. 규제가 실제로 생기면 강제력 중에서도 가장 센 축에 속합니다. 피해 가려면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하거나 그 시장에서 아예 못 팔게 되니까요. 반대로, 규제가 말로만 오가고 끝나면 이 길목은 그냥 "있으면 좋은 조합"으로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이 후보의 가치는 처음부터 "그 규제가 정말 올까"라는 가정에 걸려 있다는 걸 적어두고 시작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가정을 숨기지 않고 후보 맨 위에 써둡니다.


    마찰을 표로 훑어봅니다

    길목은 위치일 뿐이고 발명은 마찰에서 나온다고 했는데요. 두 기술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전제로 만들었으니까, 만나는 순간 어디선가 반드시 어긋납니다. 이 예시에서 눈에 띄는 어긋남을 표로 정리해 보면 대충 이렇습니다.

    마찰

    통합형 AI 모델 쪽 전제

    안전 규제·몸 쪽 전제

    어긋나는 지점

    보장 vs 추정

    확률적으로 그럴듯한 행동을 추정

    정지는 결정론적으로 보장되어야 함

    추정하는 모델에게 보장을 맡길 수 없음

    시간 감각

    판단 한 번에 비교적 오래 걸림

    정지 판단은 아주 짧은 주기로 돌아야 함

    느린 판단과 빠른 정지를 어떻게 잇나

    책임의 경계

    모델 내부 근거는 사람이 읽기 어려움

    사고가 나면 누구 판단이었는지 가려야 함

    정지 사유를 누가 어떤 형태로 남기나

    수명 주기

    출하 후에도 계속 업데이트

    인증받은 안전 기능은 고정되어야 함

    모델을 바꿀 때마다 다시 검증해야 하나

    마찰이 하나도 안 잡히면 그 후보는 그냥 조합이라 버리는데, 이 예시는 네 개나 잡힙니다. 마찰이 많다는 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뜻이고, 숙제가 있는 자리에 발명이 생깁니다.


    플러스알파 후보 세 개, 밖에서 어떻게 보이나

    이제 이 마찰을 풀어줄 플러스알파를 뽑는데요. 여기서 백지 상상을 하면 거의 반드시 "모델이 정지 사유를 스스로 설명하게 만드는 우아한 내부 알고리즘" 쪽으로 쏠립니다. 멋있지만, 남이 그걸 썼는지 밖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는 특허가 됩니다. 그래서 마찰별로, 그리고 밖에서 보이는 형태별로 나눠서 뽑아봅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세 가지 후보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록형입니다. 로봇이 멈출 때 정지 사유를 정해진 형식으로 남기는 구조인데요, 어떤 감지 신호가 들어왔고, 그때 모델이 어떤 명령을 내고 있었고, 어느 계층이 정지를 결정했는지를 일정한 항목으로 기록하는 겁니다. 이건 로그 파일을 열면 보이고, 규제가 생기면 그 기록을 남기라고 강제할 테니 밖에서 확인하기 좋습니다. 책임의 경계 마찰을 정면으로 풉니다.

    두 번째는 결합 구조형입니다. 통합 모델과 안전 제어부 사이의 경계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관한 후보입니다. 예를 들어 모델은 "하고 싶은 동작"을 유효시간이 붙은 제안 형태로만 내보내고, 실제로 모터에 명령을 줄지는 따로 떨어진 안전 제어부가 짧은 주기로 판단하는 구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보장 vs 추정, 시간 감각, 수명 주기 마찰을 한꺼번에 건드리고, 모델을 통째로 바꿔도 이 경계 구조는 남는다는 게 강점입니다. 개발자 문서나 SDK 구조에서 드러나는 편이고요.

    세 번째는 거동형입니다. 정지할 때 로봇이 보이는 움직임 패턴 자체에 관한 후보인데요, 정지 사유의 종류에 따라 감속하는 모양이나 멈춘 뒤 자세가 달라지는 식입니다. 제품을 사서 계측하면 나오는 물리적 특성이라 밖에서 보이고, 몸 쪽 흐름에 단단히 닻을 내리고 있습니다.

    표: 통합형 AI 로봇 예시의 기록형·결합 구조형·거동형 후보와 밖에서 보이는 형태

    무거운 제약을 걸고, 인접 산업에 물어봅니다

    후보가 셋 나왔으면 제약을 걸어 줄을 세웁니다. 이 예시에서 무거운 제약을 몇 개 꼽아보면, 정지 자체는 통합 모델의 판단이 틀려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 남긴 기록을 제3자인 인증기관이나 보험사가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모델을 업데이트해도 다시 검증해야 할 범위가 좁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로봇에 들어가는 연산 장치와 원가를 크게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정도입니다. 결합 구조형이 앞의 셋을 가장 잘 만족하고, 기록형은 두 번째를 잘 만족하는 대신 첫 번째와는 무관하고, 거동형은 원가 부담이 적은 대신 제3자가 읽기 어렵습니다. 만족하지 못한 제약은 각각 적어둡니다. 거기가 상대가 돌아갈 길이 되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꼭 던져야 할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나 항공은 이걸 뭐라고 불렀나?" 사고 직전·직후의 상태를 정해진 항목으로 남기는 장치는 자동차에는 사고기록장치(EDR)라는 이름으로, 항공기에는 비행기록장치라는 이름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있습니다. 복잡하고 검증하기 어려운 제어기 옆에 단순하고 검증된 감시기를 붙여서, 위험할 때는 감시기가 우선권을 갖게 하는 구조도 항공·우주와 자율주행 쪽에서 이미 오래 다뤄온 개념입니다. 이름이 있다는 건, 그대로 옮겨오면 되는 기술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기록형과 결합 구조형은 그 자체로는 진보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바로 버리지는 않고, 로봇만의 물리가 그대로 옮기는 걸 막는지를 따져봅니다. 자동차는 멈추면 대체로 안전해지지만, 로봇 팔은 사정이 다릅니다. 무언가를 들고 있다가 그냥 멈추면 물건이 떨어지고, 전원이 끊기면 팔이 처지고, 사람과 맞닿은 상태에서 굳어버리면 오히려 끼임이 생깁니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접촉하며 일한다는 점, 멈추는 방식 자체가 안전을 좌우한다는 점은 자동차나 항공에 없던 사정이죠. 그래서 이 예시에서 그나마 살아남을 여지가 큰 건 정지 사유와 정지 거동을 묶어서 보는 쪽, 그러니까 거동형과 결합 구조형을 엮은 형태라고 봅니다.


    솔직한 판정, 그리고 풍부함이 곧 함정

    여기까지 와도 이건 결론이 아니라 후보입니다. 아직 아무도 이 자리를 선점하지 않았는지는 선점 특허 조사를 해봐야 알고, 그 조사는 공개번호부터 등록 여부, 패밀리, 유지료 납부까지 원부로 내려가서 사람이 확인해야 합니다. AI에게 물어보면 그럴듯한 특허번호를 잽싸게 내놓는데, 그 번호가 실제로 있는지는 별개 문제거든요. 게다가 이 후보는 규제가 정말 올지라는 가정 위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후보를 "선점 조사가 필요한 유망 후보"라고 적고, 가정이 깨지면 무엇이 틀린 건지까지 같이 적어둡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런 작업을 한번 해보면 후보가 의외로 많이 쏟아진다는 겁니다. 두뇌 쪽에서 네다섯 개, 몸 쪽에서 네다섯 개만 꺼내 엇갈려도 스무 개 안팎이 나옵니다. 그런데 풍부함이 곧 함정입니다. 스무 개가 다 좋은 자리일 리가 없고, 대부분은 위에서 본 것처럼 인접 산업에 이미 이름이 있거나, 밖에서 안 보이거나, 누가 이미 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진짜 어려운 건 만드는 일보다 고르는 일이고, 저희 시간도 대부분 거기에 들어갑니다. 후보가 어떤 이유로 죽는지는 ‘블로킹 특허 후보가 죽는 네 가지 이유’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저희는 최근 로봇·인공지능 쪽 기업들과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블로킹 특허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분석해야 할 데이터가 어마어마해서 예전엔 상상도 못하던 일인데, AI의 도움을 받아 매주 신호를 훑고, 선점 조사와 청구항 설계는 제가 직접 챙깁니다. 로봇이나 AI 기술을 개발하면서 "우리 기술이 나아가는 길 위에 남이 먼저 문을 걸어 잠그면 어쩌나" 하는 고민이 있거나, 반대로 그 길목을 먼저 잡고 싶은 기업이라면 아래 상담 예약 버튼으로 연락 주세요. 지금 개발 로드맵 위에서 어떤 두 흐름이 만나는지부터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박정규 변리사
    박정규 변리사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 해외특허 20년 경력
    국제특허 동천 대표변리사 · 아이피파트너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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