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출원 가이드: 심사하이웨이(PPH)는 언제 쓰고, 언제 피해야 할까?
심사하이웨이(PPH)란?
해외 특허출원 과정에서
“심사하이웨이(Patent Prosecution Highway, PPH)”는
이미 한 나라에서 특허가능하다고 판단받은 청구항을 근거로
다른 나라에서도 우선적으로 심사를 받아보는 제도입니다.
한국특허청(KIPO)과 미국특허청(USPTO) 사이에는
“한미 심사하이웨이(PPH)”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주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한국 특허청에서 이미 검증된 발명이니,
미국에서도 이 결과를 참고해서
조금 더 빨리 심사해 주세요.”
이렇게 요청하는 절차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PPH는 어떻게 신청하나?
예를 들어,
한국 특허청에서 이미 특허가 등록된 경우를 보겠습니다.
이때,
한국에서 등록된 청구항과 동일하게
미국 특허출원의 청구항을 자진보정(Preliminary Amendment)하고
청구항 비교표를 첨부해
심사하이웨이(PPH)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특허청은 한국의 심사 결과를 참고해
해당 출원을 심사하게 됩니다.
PPH를 신청하면 뭐가 달라질까?
PPH가 승인되면
해당 미국 출원은 우선심사 대상이 됩니다.
실무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Office Action까지 걸리는 시간 단축
이미 타국 심사 결과가 있어
명백한 신규성·진보성 쟁점이 줄어드는 경향
특히,
미국 진출 일정이 촉박한 경우
투자, 라이선스, 제품 출시와 연계된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심사 속도’ 자체가 전략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PPH는 ‘빠른 심사’이지 ‘쉬운 심사’는 아니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PPH는
미국 특허를 쉽게 받게 해주는 제도는 아닙니다.
미국 심사관은 여전히
미국 특허법 기준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합니다.
즉,
35 U.S.C. §101 (발명의 대상적격성)
명세서 기재요건
(Enablement, Written Description)미국 특유의 청구항 해석 기준
이런 문제들은
PPH 여부와 관계없이
그대로 심사 대상이 됩니다.
다만,
선행기술 조사
신규성·진보성 판단
이 부분에서는
이미 타국 심사 결과가 있기 때문에
심사 방향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진다는 점이
실무상 가장 큰 차이입니다.
PPH를 잘 활용하면 Office Action 없이 등록되기도 한다
물론, 교과서적으로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PPH가 “심사를 빠르게 해준다”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 기준으로 보면
PPH를 신청한 사건 중
Office Action 없이 바로 등록되는 경우가
거의 40%에 육박합니다.
그래서 사안에 따라서는
PPH를 적극 권장하기도 합니다.
특히,
2025년 이후 특허심사에 인공지능이 본격 도입되면서
심사 품질이 빠르게 상향 평준화되고 있고
한국에서 이미 등록된 특허라면
미국 심사에서도
한국 심사 결과를
원용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미국 실무 차이에 따른
거절이유만 미리 잘 정리해두면PPH를 통해
의외로 수월하게
미국 특허심사를 통과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과 미국 특허실무, 어디가 다를까?
한국과 미국의 특허실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관련 발명의 대상적격 문제
발명의 단일성 문제
Means-by-Function 청구항 표현
청구항 요소에 고유명사가 포함되는 경우
① 소프트웨어 발명의 대상적격 문제
한국에서는
소프트웨어 관련 발명이
특허법 보호대상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예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막상 당해보기 전까지는
출원인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원 명세서 기재 범위 내에서
보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대상적격 문제가 예상된다면
CIP 출원을 권하는 편입니다.
② 발명의 단일성 문제
한국에서는
여러 실시예를 각각 독립항으로 기재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심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발명이 여러 개 들어 있다”면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고 지적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③ Means-by-Function 청구항
Means-by-Function은
청구항 요소를
구조가 아니라 기능 위주로 작성한 표현을 말합니다.
이 부분 역시
한국과 미국의 실무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영역입니다.
④ 청구항에 고유명사가 들어간 경우
예를 들어,
청구항에 ‘벨크로 테이프’ 같은 표현이 들어간 경우
한국에서는
보통명칭처럼 쓰이지만,
미국에서는
타인의 등록상표 또는 제품명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표현이 보이면
미리 수정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위와 같은 실무 차이만 미리 점검하고 정리한다면,
PPH를 통해 미국 특허심사가
상당히 순탄하게 흘러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운이 좋다면 Office Action을 피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Office Action 받고 대응하면 되는 거 아닌가?
물론입니다.
Office Action을 받은 뒤
그 방향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정상적인 절차입니다.
다만,
미국 특허심사 실무는
한국이나 일본과 상당히 다릅니다.
미국은
심사관의 거절 논리가 완전히 깨질 때까지또는
다른 방식으로 거절 논리를 구성할 수 없을 때까지여러 차례 Office Action을 발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환율은 높고
미국 현지 로펌 수수료도 매우 비쌉니다.
최근 기준으로 보면,
중소형 로펌 Patent Agent 대응: 약 2,500달러
중대형 로펌 Patent Attorney 대응: 약 3,500달러
Office Action이 한 번 나올 때마다
비용이 뭉텅뭉텅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예산에 여유가 충분하다면
끝까지 대응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지만그렇지 않다면
심사 자체를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만드는 전략을
고민하게 되는 것도 당연합니다.
이런 이유로,
단순히 심사기간 단축뿐 아니라
심사 난이도를 낮추는 수단으로
PPH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PPH를 추천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기술 분야에서는
PPH의 장점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기구
기계장치 중심의 발명
이런 발명은,
구성 요소가 물리적으로 명확하고
결합관계도 객관적으로 판단 가능해
국가별·심사관별 판단 편차가 크지 않습니다.
즉,
한국에서 신규성·진보성이 인정된 청구항이라면
미국 심사에서도
유사한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Office Action 없이 등록되는 사례의 상당 부분은
기계·기구 발명이 차지합니다.
PPH를 추천하지 않는 경우
반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 관련 발명
이런 경우에는
PPH를 추천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 분야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심사관마다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전혀 다른 선행기술 조합으로
거절이유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보통 Office Action에서는,
청구항 요소를 잘게 쪼갠 뒤
각 요소에 대응하는 표현을
서로 다른 문헌에서 하나씩 찾아내고이를 결합하면 발명이 도출된다고 판단합니다.
소프트웨어 발명은
이 조합이 사실상 무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권리범위를 상당히 양보해 등록받았더라도
미국에서는
전혀 다른 형태의 청구항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한국 청구항 구조를 전제로 하는 PPH 전략이
오히려 미국 심사 방향을
스스로 제한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PPH는 심사가 쉬워지는 게 아니라 시간표가 당겨져 ‘빠른 심사’가 되는 효과를 표현
인공지능 이후의 PPH 전략
인공지능 이후
특허 심사 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미,
2025년 이후 여러 국가에서
인공지능을 심사 보조 수단으로 도입했고
2026년 이후에는
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인공지능 심사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재불비, 논리적 비약을 즉시 탐지
심사관이 익숙하지 않은 기술 분야까지 광범위 검색
언어 장벽 없이 외국어 선행기술 분석
신규성·진보성 판단 편차 감소
즉,
사람이 심사하면서 놓치던 요소들이 크게 줄어들고,
전 세계적으로 심사 품질이
상향 평준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적 판단 정리
이러한 흐름을 전제로 하면,
2026년 이후 한국에서 등록된 특허라면
이후 미국 출원 시
PPH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다만,
IT 기술이거나
청구항 구조가
미국 특허법상 민감한 형태라면
PPH 신청 여부를
기계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미국 심사에서의
최종 청구항 형태까지 고려한전문가의 사전 판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한 절차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권리범위 전략 그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