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수출하는 기업들에게 실제 흔히 일어나는 상황
특히 소비재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면 머지 않아 이런 상황이 벌어지곤 합니다.
중국산 저가 모조품이 들어오는데,
외관이 거의 동일하고,
가격은 절반 이하로 들어오고,
기존 바이어는 비슷한 물건을 더 싼값에 받을 수 있다는 것에 흔들린다.
이때 “저건 카피입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저희는 EU 등록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조품을 유통하는 경우 침해 소지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등록디자인이 있는 경우, 특히 유럽은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미국과 달리) 의외로 상황이 빠르게 정리되는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바이어가 스스로 유통 라인을 조정하고,
카피 제품 취급을 멈추고,
오히려 기존 거래 조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미국이라면 이 지점에서 보통 특허 변호사를 통해 침해 분석부터 시작하고, 절차가 꽤 공격적으로 전개되는 편이라 의외로 핸들링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지만, 유럽은 - 물론 법적 다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 실무 체감으로는 “EU 등록디자인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충분한 신호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유럽연합(EU) 전체’를 지정해서 등록받는 것이 낫습니다
유럽 디자인 전략의 핵심은 국가 숫자가 아닙니다. EU 디자인은 구조적으로 EU 전역에 효력이 미치는 단일 권리입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각각 따로 관리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유럽에서 소비재는 매우 빠르게 국경을 넘어 유통됩니다. 한 국가에서 시작했지만 온라인을 통해 인접 국가로 자연스럽게 번집니다. 도매 업체들이 유럽 전역의 여러 국가에 동시다발적으로 유통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유럽에 소비재를 수출한다면 국가별로 쪼개진 권리보다, 처음부터 EU 전체를 커버하는 등록디자인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그리고 그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헤이그 국제디자인의 지정국으로 유럽연합(EU) 전체를 지정하는 것입니다.
헤이그 국제디자인이 유럽에서 특히 효율적인 이유
헤이그 국제디자인은 여러 국가나 지역을 한 번의 국제출원으로 지정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유럽연합 EU 자체를 하나의 지정 단위로 선택할 수 있고, 이렇게 받은 권리를 2025년 5월 개정 이후 ‘EU 디자인’이라고 부릅니다. 즉, 국가별로 따로 출원하는 것이 아니라 EU 전체를 한 번에 지정해 단일 권리를 확보하는 구조입니다.
출원과 관리가 단순하고, 5년 단위로 갱신해 최대 25년까지 유지할 수 있습니다. 소비재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의 측면은 물론 권리 유지의 관점에서도 상당한 장점입니다. 제품 라인이 많고 변형이 잦은 경우, 국가별로 권리를 쪼개 관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부담이 큽니다.
헤이그 국제디자인은 유럽 수출시 가장 가성비가 좋은 보험입니다
미국에서는 계약 단계에서 IP 검토가 먼저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유럽은 바이어가 처음부터 디자인 등록 여부를 집요하게 묻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모조품이 등장하는 순간, EU 등록디자인은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우리 제품은 EU에서 등록된 디자인입니다.”
“현재 유통 중인 제품은 침해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식 권리자가 공급하는 제품을 취급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유럽에 수출하는 고객사들의 모조품 대응 사건을 여러번 핸들링하면서, 유럽의 바이어들이 불필요한 법률적인 리스크를 상당히 꺼리는 분위기라는 느낌을 여러번 받았는데, 모조품의 유통행위가 유럽연합의 여러 국가에 걸쳐 발생하는 경우 법률적인 리스크가 국가의 수만큼 커지기 때문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습니다.
단, 영국은 별도입니다
브렉시트 이후 EU 디자인의 효력은 영국에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헤이그 국제디자인을 등록하면서 유럽연합(EU)와 별개로 영국을 선택해야 할 수 있습니다. 영국 시장이 중요하다면 헤이그 국제디자인의 지정국으로 유럽연합(EU)와 영국을 각각 선택하시면 됩니다.
유럽을 하나로 묶어 생각했다가, 영국에서 권리 공백이 생기는 사례는 지금도 종종 나옵니다. 다행인 것은 헤이그 국제디자인의 영국 지정료(영국 특허청에서 받아가는 관납료)가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유럽 수출이라면, 디자인은 최소한의 “보험”
유럽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보통은 상표 또는 특허를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유럽 특허는 다른 포스팅에서 다룬 적이 있지만 출원비용도 엄청나게 비싸지만, 해마다 납부하는 연차유지료도 3년 차부터 백만원 안팎으로 시작해 매년 올라가서 매우 부담이 큽니다.
뿐만 아니라, 우선심사신청을 해도 등록까지 2년은 기본이고, 우선심사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심사기간만 5년 이상 넘어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특히, 싸이클이 짧은 소비재를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유럽 특허는 안맞는 것이지요. 상표는 상표대로, 유럽공동체 상표가 이의신청이 잦아서 이런 저런 어려움을 겪고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까탈스러운 유럽이 디자인은 의외로 굉장히 수월합니다. 절차적으로도 그렇고, 심사도 그렇습니다. 즉시 공개를 선택하면 빠르면 3개월 늦어도 6개월이면 등록이 가능할 뿐 아니라, 비용도 유럽연합(EU) 전체를 보호받는다고 생각하면 매우 낮은 편입니다.
낮은 비용으로, 금방 등록되는 유럽 등록디자인은 유럽 수출시 안전한 시장 확보를 위한 가장 가성비가 좋은 보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 수출하는 고객사들에게는 (매우 큰 비용이 소요되고, 등록까지 굉장히 오래 걸리는) 특허보다 디자인부터 권유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